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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전기차 시장, 중국 기업의 대규모 투자로 급변
전기차 가격 경쟁 심화, 일본 자동차 업체 수익성 위기
태국 정부, 전기차 생산 허브 도약 위한 전략적 대응 필요
이미지=UNSPLASH
태국의 자동차 산업이 중국 전기차(EV) 제조업체들의 대규모 투자 유입으로 급격한 변화를 맞이하고 있다. 전통적으로 일본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지배하던 태국 시장에서 중국 EV 기업들이 빠르게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다. 태국 소비자들은 전기차 가격 전쟁의 혜택을 볼 수 있는 반면, 기존 내연기관 차량 제조업체들은 수익성 악화에 직면하고 있다.
태국은 동남아시아에서 가장 큰 전기차 시장으로 자리 잡았다. 2024년 전기차 판매량은 7만 대를 기록했으며, 2025년에는 10만 대 이상 판매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전년 대비 40% 증가한 수치다. 2022년부터 2023년까지 총 8만 4천 대의 전기차가 수입되었으며, 정부의 지원 정책이 전기차 시장 확대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전기차 판매 증가의 주요 요인은 태국 정부의 EV 보조금 및 세제 혜택 정책이다. 정부는 수입 차량 1대당 현지 생산 차량 1.5대를 의무적으로 생산해야 세금 감면 혜택을 부여하는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또한 최대 15만 바트(약 4,400달러)의 가격 보조금을 지원하면서 전기차 보급을 적극 장려하고 있다.
그러나 태국 내 전기차 가격 경쟁이 심화되면서 업계 전체의 수익성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최근 중국 자동차 브랜드들이 공격적인 가격 인하를 단행했다. 그레이트 월 모터(Great Wall Motor)는 오라 굿캣(Ora Good Cat) 모델의 가격을 최대 27만 바트(약 9,000달러) 인하했고, GAC AION은 AION Y Plus 모델의 가격을 16만 6천 바트(약 5,200달러) 낮췄다. 또한 BYD는 일부 모델에서 34만 바트(약 11,800달러)까지 할인했으며, 이에 대해 정부 조사가 진행되었으나 문제가 없다는 판정을 받았다.
태국의 자동차 생산량은 17개월 연속 감소하고 있다. 2024년 자동차 수출은 8.8% 감소했으며, 국내 판매는 26% 줄어들어 15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특히, 고금리 및 가계 부채 증가로 인해 자동차 대출이 어려워지면서 내수 시장이 위축되고 있다.
이에 태국 투자위원회(BOI)는 배터리 생산 일정 연장, 하이브리드 차량 인센티브 확대 등의 정책 변경을 발표하며 공급 과잉과 가격 전쟁을 완화하려 하고 있다. 태국 정부는 2030년까지 연간 자동차 생산량의 30%를 전기차로 전환하는 목표를 설정했다.
중국 전기차 제조업체들은 이러한 정책에 발맞춰 태국에 대규모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BYD, 그레이트 월 모터(GWM), 창안(Changan), GAC AION 등 중국 업체들은 총 1,027억 바트(약 30억 달러) 이상을 태국에 투자했다. 태국은 좌핸들·우핸들 전기차를 동시에 생산할 수 있어 동남아 시장 수출 거점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크다.
업계 관계자들은 중국 EV 업체들이 태국을 거점으로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시장을 공략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하고 있다. 태국 정부는 가격 전쟁으로 인한 시장 불안을 완화하고, 태국을 동남아 전기차 생산 허브로 발전시키기 위한 전략적 대응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원문: Thai EV output set to jump, sparking a price war in a bruised market | Reuter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