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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램 경쟁력 저하, 대응이 시급하다
HBM 경쟁에서도 뒤처지는 삼성전자
지지부진한 주가, 시장의 불안감 반영
이미지=Pexels
삼성전자가 최근 반도체 부문에서 겪고 있는 어려움이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 21일, 삼성전자는 자사의 주력 제품인 ‘10나노급 5세대 D램(D1b)’의 설계를 변경한다고 밝혔다. 1년 넘게 제조해 온 제품의 설계 변경은 성능과 수율(최대 생산 가능량 대비 실제 생산된 반도체 칩)을 개선하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 그러나 이 같은 결정은 긍정적인 신호로만 보기는 어렵다. 설계 변경은 생산 공정의 전면적인 수정이 필요해 추가적인 비용 부담을 야기하기 때문이다.
D램 경쟁력 저하, 대응이 시급하다
현재 삼성전자는 여전히 세계 최대의 D램 생산 기업이지만, 기술 경쟁력 측면에서는 미국 마이크론과 국내 경쟁사인 SK하이닉스에 점차 따라잡히고 있는 모습이다. SK하이닉스는 2022년 8월, 6세대 D램 개발에 성공했으나, 삼성전자는 해당 제품의 개발 목표를 올해 6월로 미뤘다. 이는 삼성전자가 기술 혁신과 양산성 측면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경쟁사와의 격차를 줄이기 위해 설계를 변경하고 양산성을 확보하려는 노력이 절실하지만, 막대한 비용 부담이 삼성전자에 또 다른 도전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HBM 경쟁에서도 뒤처지는 삼성전자
이와 함께, 삼성전자는 고대역폭메모리(HBM) 분야에서도 난항을 겪고 있다. 최근 삼성전자의 HBM3 및 HBM3E 제품이 엔비디아의 품질 검증을 통과하지 못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주요 원인으로는 발열과 전력 소비 문제가 지적되었으며, 이는 경쟁사인 SK하이닉스와의 기술 격차를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에 HBM3를 독점 공급하며 시장을 선도하고 있고, HBM3E 제품도 지난해 3월부터 공급을 시작했다. 반면, 삼성전자는 이러한 격차를 줄이기 위해 HBM3E 8단 제품의 양산을 시작했으며, 품질 개선을 위한 대대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삼성전자가 엔비디아와의 협력을 강화하며 HBM 분야에서 경쟁력을 회복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지지부진한 주가, 시장의 불안감 반영
이러한 기술적 도전과 맞물려 삼성전자의 주가는 부진한 흐름을 보이며 시장의 우려를 반영하고 있다. 한국의 대표 반도체 기업인 SK하이닉스의 주가 흐름과도 다른 상황이다. 기술 경쟁력 약화와 주요 반도체 분야에서의 도전이 투자 심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국민연금이 보유한 삼성전자 주식의 가치 하락은 이러한 문제를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다. 투자자들은 삼성전자가 경쟁력을 회복하고 글로벌 시장에서 주도권을 되찾을 수 있을지에 주목하고 있으며, 단기적인 수익성 회복과 장기적인 기술 혁신을 요구하고 있다.
▲한국 대표 반도체 기업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 추이. 반도체 산업 특성상 2~3년 주기의 싸이클로 변동성을 보이며 동조화 경향이 강한 주가의 흐름이 2023년 2분기부터 디커플링 현상을 보이고 있다./이미지=네이버 증권 캡쳐
반도체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
삼성전자의 부진은 단순히 기업 차원의 문제가 아니다. 우리나라 수출의 핵심 품목인 반도체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주도하고 있으며, 특히 삼성전자는 세계적인 브랜드 가치를 보유한 기업으로,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막대하다. 삼성전자의 부진 소식이 전해지자 국민연금이 보유한 삼성전자 주식의 가치가 하락하며 손실을 기록한 사례는 이러한 의존도를 보여주는 단면이다.
SK하이닉스가 삼성전자를 대체할 수 있을지에 대한 논의도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2022년 기준 데이터를 보면, 삼성전자는 SK하이닉스와 비교해 가계소득 기여(16조 원 대 4조3000억 원), 일자리 창출(12만 명 대 3만2000명), 법인세 납부 금액에서도 두 배 이상의 격차를 보이고 있다. 이는 삼성전자가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단순한 기술력이나 시장 점유율 이상임을 의미한다.
삼성전자의 대응 방향과 과제
현재 삼성전자가 직면한 위기는 기술력 저하와 수율 문제에 대한 대응을 촉구한다. D램 설계 변경은 장기적으로 기술 격차를 좁히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으나, 단기적으로는 비용 증가와 생산 차질이라는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반도체 부문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추가 투자와 기술 개발이 요구되며, 이는 국가적 차원의 지원과 정책적 뒷받침도 필요하다.
삼성전자는 단순히 기술력에서의 우위를 넘어, 한국 경제와 사회 전반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기업이다. 이러한 삼성전자가 경쟁력을 회복하지 못한다면 국내 경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은 클 것이다. 위기를 극복하고 다시금 글로벌 시장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한 삼성전자의 전략적 행보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참조: Samsung's HBM3 chips reportedly fail to pass Nvidia tests due to heating issues - SamMobile, Samsung's preliminary Q4 profit falls far short of estimates as chip issues drag | Reuter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