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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epSeek, 중국 AI 기술의 새로운 충격을 선사하다
미국의 기술적 우월주의와 편견이 불러온 맹점
서구의 오해가 만든 불완전한 중국 기술 이해
이미지=Pexels
DeepSeek은 단순한 우연이 아니다. 하지만 이번 주 실리콘밸리와 글로벌 투자자들은 수십억 달러의 주식 시장 가치에 영향을 미친 이 기술의 등장에 놀란 듯 보였다.
이 스타트업은 1월 20일 최신 제품을 출시했지만, 2023년부터 존재했으며 이미 지난해 인상적인 인공지능(AI) 모델을 조용히 선보였다. 그렇다면 미국의 강력한 기술 대기업들은 왜 이처럼 완전히 기습을 당한 것처럼 보였을까?
DeepSeek 쇼크는 불편한 진실을 드러낸다. 미국 기술계의 예외주의와 이를 뒷받침하는 편협한 사고방식이 존재하는 한, 이런 놀라움은 계속될 것이다.
미국 기술 우월주의가 만든 맹점
실리콘밸리는 혁신가들로 넘쳐난다. 그리고 과장된 자아들도 가득하다. 미국 기술 리더들은 자신들을 몇십 년 앞을 내다보는 선지자로 묘사한다. 투자자들은 그들의 아이디어가 실현될지 여부와 관계없이 이들에게 막대한 자금을 투자한다.
그러나 미국 사회에 뿌리 깊이 자리 잡은 자기중심적인 사고방식은 자국 기술 엘리트들이 유일하게 앞서 나갈 수 있다고 믿게 만든다.
DeepSeek은 이 내러티브를 두 가지 방식으로 뒤흔들었다. 첫째, AI 혁신이 훨씬 적은 비용으로도 가능함을 입증했다. 둘째, 미국이 중국을 억제하기 위해 구축한 수출 규제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혁신이 실현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서구가 놓치고 있는 중국의 기술 혁신
미국 정책 결정자들은 이러한 규제가 자국 내 혁신을 촉진할 것이라고 믿었다. 그러나 그들이 예상하지 못한 의도치 않은 결과가 나타났다. DeepSeek의 사례는 중국 엔지니어들이 적은 자원으로 더 많은 성과를 내도록 강요받은 결과물이기도 하다.
더 나아가, 이러한 규제는 중국 당국이 자국 내 반도체 제조 역량을 더욱 강화하는 계기가 되었다. 이로 인해 장기적인 영향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미국이 중국의 기술 발전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데는 여러 가지 요인이 있다. 언어 장벽, 별개의 소셜 미디어 생태계, 중국 내 외국 기자 수의 감소 등으로 인해 미국은 혁신적인 중국 사회를 깊이 들여다보지 못하고 있다.
실리콘밸리가 오해하는 중국 기술 산업
이러한 환경 속에서 DeepSeek의 초기 모델은 쉽게 간과되었다. 미국의 기업들이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것과 달리, 중국 기업가들은 최근 몇 년간 정부의 기술 산업 단속을 피하기 위해 조용히 움직이는 것이 유리했다.
결과적으로 미국 기술 거물들이 대통령 취임식에서 VIP 자리를 차지하는 동안, DeepSeek의 창립자인 량원펑(Liang Wenfeng)에 대해서는 거의 알려진 바가 없다.
게다가, 서방 언론이 중국 기술 산업을 다룰 때는 대체로 지정학적 경쟁이나 시진핑 주석의 권위주의 정책이 산업 발전에 미치는 영향에 초점을 맞춘다.
미국 청중을 대상으로 하는 보도에서 이러한 시각이 불가피할 수도 있다. 특히 워싱턴의 강경한 목소리들이 중국의 기술 발전을 민주주의 가치에 대한 위협으로 간주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들이 옳든 그르든 간에, 이러한 관점은 중국 내 14억 명의 사람들이 종종 정부의 도움보다는 스스로 기술을 혁신하고 발전시킨다는 사실을 간과하게 만든다. 중국의 거대한 시장 규모만 보더라도 기술 산업의 규모는 엄청나고, 내부 경쟁도 치열하다.
중국이 단순한 모방국이라는 편견은 틀렸다
DeepSeek은 중국의 거대 기술 기업이 아닌 헤지펀드에서 탄생했다. 또한 대부분 젊고 야심찬 엔지니어들로 구성되어 있으며, 미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유명한 AI 스타트업들과 유사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
세계 최고 수준의 AI 인재 중 거의 절반이 중국 출신이다. 하지만 미국의 정책은 그들을 충분히 끌어들이지 못하고 있다. 또한, 중국의 기술 인재들은 국제 경쟁자들보다 더 많은 노동을 요구받고 있다. ‘996’(오전 9시부터 오후 9시까지, 주 6일 근무) 문화가 바로 그 증거다.
중국이 단순한 복제만 한다는 고정관념은 여전히 만연하다. Microsoft가 DeepSeek이 OpenAI의 데이터를 무단 사용했는지 조사하고 있다는 소식이 나오자, 일부 서구인들은 이를 또 다른 모방 사례로 간주했다.
그러나 이것은 역설적이다. OpenAI의 모델 역시 인터넷에서 수천 개의 글과 예술 작품을 크롤링해 학습한 결과물이기 때문이다. 이 같은 반응은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중국이 진정한 혁신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실리콘밸리가 중국을 모방하는 시대
오히려 최근 몇 년간 실리콘밸리는 중국 기술 제품을 모방해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 바이트댄스(ByteDance)의 틱톡(TikTok)은 혁신적인 알고리즘과 애플리케이션으로 전 세계 소셜 미디어 시장을 뒤흔들었고, 미국 기술 대기업들은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유사한 서비스를 내놓을 수밖에 없었다.
얼마 전, 나는 또 다른 중국 애플리케이션이 서구를 놀라게 했다는 내용을 보도한 적이 있다. 틱톡 금지 가능성에 우려한 미국 사용자들이 샤오홍슈(Xiaohongshu, ‘리틀 레드북’)로 몰려든 것이다.
이 플랫폼은 틱톡처럼 중독성 있는 추천 알고리즘을 갖추고 있으며, 강력한 검색 기능을 제공한다. 샤오홍슈를 사용한 후 메타(Meta)의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에 접속하면, 후자가 몇 년이나 뒤처진 것처럼 보일 정도다.
앞으로도 계속될 중국 기술의 도전
베이징과 워싱턴에서의 정치적 현실은 중국 기술 산업을 여러 측면에서 압박하고 있다. 중국 정부의 강력한 규제와 검열은 많은 기업가들의 야망을 꺾었고, 미국의 틱톡 금지 캠페인 같은 의심은 중국 기업들의 해외 성장 가능성을 제한했다.
그러나 이러한 요소들은 창의적인 기술 노동자들의 활동을 완전히 막지는 못했다. DeepSeek은 최근 중국이 내놓은 또 다른 기술 혁신 사례다. 그리고 이것이 마지막이 아닐 것이다.
서구가 중국을 더 깊이 이해하는 데 장벽을 두는 한, 앞으로도 계속 이런 놀라움은 반복될 것이다.
원문: Why Chinese Tech Keeps Surprising the West - Bloombe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