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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3선 대통령이 이끄는 권위주의 연방 정부와 분리주의 세력 간의 내전이 일어난다. 대통령 측은 승리가 임박했다고 주장하지만, 텍사스와 캘리포니아가 이끄는 ‘서부군’(WF)이 곧 워싱턴 D.C.에 도달할 것이라는 예상이 널리 퍼져 있다. 뉴욕에서 자살 폭탄 테러에서 살아남은 뒤, 지친 베테랑 종군 사진기자 리 스미스와 동료 언론인 조엘은 멘토 새미를 만나 고립된 대통령을 인터뷰할 계획을 공유한다.
새미는 수도로 향하는 것을 만류하며 버지니아 샬러츠빌의 최전선까지 가기로 한다. 다음날 아침, 리는 조엘이 폭탄 테러 당시 리가 만난 야심찬 젊은 사진 기자 제시 컬렌을 합류시키는 것을 허락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영화는 극단적 분열로 최악의 내전이 시작된 이후의 모습으로 시작한다. 왜 내전이 시작되었으며 극단으로 치달을 만큼 상황이 악화되었는지에 대한 설명이 없는 상태로 영화는 시작된다. 대통령과 국가에 대한 국민들의 분노가 어떻게 이렇게까지 극단으로 갈 수 있었는지 대한 설명이 없는 상태로 시작된 영화는 네 명의 종군기자가 보는 시각을 따라서 진행된다.
영화를 이끌어 가는 주된 관찰자는 네 명의 종군기자였지만 감독은 두 명의 대비되는 기자를 통해서 내전으로 폐허가 된 나라의 상황에 대한 조금은 다른 시각을 보여준다.
베테랑 종군기자 ‘리(커스틴 던스트)’와 새내기 종군기자 ‘제시(케일리 스페니)’의 상반된 시각을 통해 내전으로 폐허가 된 그리고 내전에 참전하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을 영화는 중점적으로 보여준다.
내전의 참혹한 현장을 무덤덤하게 바라보면서 카메라를 들고 촬영하는 ‘리(커스틴 던스트)’와 ‘제시(케일리 스페니)’를 통해서 극명하게 나누어진 양측이 전투를 벌이는 현장의 모습이 얼마나 참혹한지 영화는 사실적이지만 덤덤하게 그려가고 있다. 얼마나 참혹한 현장을 만나야 하는지 아무것도 모르고 사진을 찍는 것이 좋아서 참담한 현장에 뛰어든 ‘제시(케일리 스페니)’는 본인이 선망하던 선배 종군기자의 뒤를 따라가면서 내전의 치열한 현실을 마주하게 된다.
워싱턴 DC를 향해가던 일행은 구면이던 외국 기자 토니와 보하이를 만난다. 토니와 제시가 차를 바꿔 타고 제시가 탄 차를 보하이는 차를 앞서 운전해간다. 다른 사람들이 따라잡았을 때, 그 둘은 군복을 입은 군인들에게 총구를 겨누어져 있었고, 군인들은 민간인들을 구덩이에 묻고 있었다. 새미는 나머지 세 명이 석방 협상을 시도하는 동안 뒤에 남았지만, 군인들의 지도자는 보하이와 토니를 ‘미국인’이 아니라는 이유로 처형한다. 새미는 트럭을 군인들에게 들이받아 일행을 구하지만, 도망가던 중 총에 맞아 치명상을 입어 사망한다.
정신적 충격을 받은 나머지 세 사람은 샬러츠빌에 있는 서부군 주둔지에 도착하여 대부분의 연방 정부 세력이 항복해 현재 워싱턴 D.C.는 일부 충성파 부대들과 비밀경호국만이 남아 방어하고 있음을 알게 된다. 이를 안 조엘은 새미가 헛되이 죽었다고 생각해 술에 취해 화를 내지만, 리는 새미가 근무 중에 죽는 것을 원했을 것이라고 말하며 제시를 위로한다. 리는 새미의 죽음을 기록할 수 없게 되어 그의 시체 사진을 삭제하게 된다.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위험한 현실 앞에서 아무렇지도 않게 사람을 죽이고 죽어가는 모습을 두 명의 종군기자(리, 제시)는 카메라를 통해서 사실적으로 담아낸다.
포스터나 예고편을 통해서 예상이 되었던 영화는 치열한 전투를 벌이는 블록버스터급의 영화이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영화는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두 명의 종군기자가 찍는 카메라의 렌즈를 통해서 내전의 참혹한 현실을 보여준다.
백악관으로 들어가 대통령을 인터뷰하러 이동하는 중에 리는 제시를 대신해 총을 맞고 제시는 죽어가는 리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아낸다. 이후 책상 밑에 숨어 있던 대통령을 발견한 일행은 대통령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는지 묻고 ‘살려달라’는 말을 듣자마자 대통령을 사살한다. 이후 대통령의 시신 옆에서 포즈를 취하는 서부군의 모습을 촬영하는 제시의 모습을 보여주면서 영화는 끝이 난다.
영화는 내전의 참혹한 현실을 보여주기는 하지만 그것을 직접적으로 표현하는 것보다는 두 명의 종군기자(리, 제시)가 촬영하는 사진을 통해서 간접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종군기자의 사명감이라고 봐야 하는지 아니면 투철한 직업의식이라고 봐야 하는지 잘 모르겠지만 영화는 철저하게 카메라 렌즈를 통한 현실을 보여주는데 그 역할을 다하고 있다.
종군기자의 시선은 극단적으로 나누어진 두 진영 어디에도 치우치지 않고 현실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에 집중된다. 영화는 미국에서 일어난 특별한 상황이라기 보다는 정치적, 사회적으로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는 현대사회 어디에서도 일어날 수 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신종수 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