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o

사진과 함께하는 한국기행: 담양·목포

작성자 요즘세상 입력 : 25-01-01 12:29

본문

여행 2일차

 

여행을 시작하고 첫 날 의욕이 넘쳐서 산도 오르고 많이 걸었더니 여기저기 욱신거려서 두 번째 날은 조금 쉬어가야지 라는 생각으로 무리없이 여행을 할 수 있는 장소들을 다녔습니다.

 

1. 담양 메타세쿼이아길

 

꿈의 드라이브 코스라고 불리는 담양의 메타세쿼이아길은 영화 와니와 준하에서 와니가 아버지와 함께 차를 타고 지나가는 장면이 촬영된 곳입니다. 가로수길의 총 길이는 약 8.5km로 도로를 사이에 두고 양쪽 길가에 높이 10~20m의 메타세쿼이아가 심어져 있습니다. 이 길이 조성된 시기는 1970년대 초반으로 전국적인 가로수 조성사업 때 담양군이 3~4년생 메타세쿼이아 묘목을 심은 것이 현재의 울창한 가로수 터널길이 되었습니다.


5d078e6e5ed018462c0e687d3c3d55b1_1735701678_7063.jpg
 

울창하게 우거진 메타세쿼이아 터널이 한여름이었음에도 시원한 느낌을 주었고, 담양을 가시는 분들은 드라이브 코스로 삼아서 한번 다녀오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2. 죽녹원

 

울창한 대나무숲이 펼쳐져 있는 죽녹원은 20053월에 개원했으며, 죽림욕을 즐길 수 있는 2.4km의 산책로는 운수대통길, 죽마고우길, 철학자의 길 등 8가지 주제의 길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5d078e6e5ed018462c0e687d3c3d55b1_1735701706_0546.jpg
 

죽녹원 입구에서 나무계단을 하나씩 밟고 올라 굳어 있던 몸을 풀고 나면 대나무 사이로 불어오는 대숲 바람이 일상에 지쳐있던 심신에 청량감을 불어넣어 줍니다. 낮에는 푸른 댓잎을 통과하여 쏟아지는 햇살의 따스한 기운을 온몸으로 받을 수 있고, 밤에는 달빛에 잠긴 죽림의 아름다운 풍경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5d078e6e5ed018462c0e687d3c3d55b1_1735701722_347.jpg
 

3개의 입구 어디를 통해서 들어가더라도 죽녹원을 천천히 둘러보는데, 1시간 정도 걸립니다. 시원한 바람이 대나무숲 사이를 지나면서 들려주는 소리는 어떤 사운드보다 멋지게 다가왔고 중간중간 들리는 물소리는 지친 몸과 마음을 달래주기에 충분했습니다.

 

5d078e6e5ed018462c0e687d3c3d55b1_1735701738_112.jpg
 

죽녹원은 가족, 연인, 친구 등 누구와 가더라도 편하게 즐길 수 있는 곳입니다. 산책을 마치고 나오는 길에 족욕체험도 할 수 있는데, 족욕을 하면서 보이는 풍경이 근사합니다.

 

3. 소쇄원

 

한국의 전통정원 중 최고의 원림으로 평가받는 곳이 바로 담양군 가사문학면에 위치한 소쇄원입니다.

 

5d078e6e5ed018462c0e687d3c3d55b1_1735701770_674.jpg
 

소쇄원의 주인은 양산보라는 사람인데, 기묘사화 이후 스승 조광조의 죽음을 직접 목격하면서 현실 정치에 거리를 두고 평소 꿈꿔온 창암촌에 소쇄원을 조성하기 시작하였습니다.


5d078e6e5ed018462c0e687d3c3d55b1_1735701787_367.jpg
 

소쇄원은 한국의 대표적인 민간원림으로 인문학을 전공하는 사람들뿐만 아니라 조경, 건축 등 전문가들이 꼭 둘러봐야 하는 필수 코스로 알려져 있습니다.

 

5d078e6e5ed018462c0e687d3c3d55b1_1735701804_9252.jpg
 

바람소리와 물소리가 멋진 풍경과 함께 둘러보는 내내 넋을 잃게 만들기에 충분했습니다. 계곡을 통해 흘러내리는 물이 작은 폭포를 이루고 그것을 바라볼 수 있는 곳에 지어진 멋진 건물들은 감탄을 자아낼 수밖에 없는 모습이었습니다.

 

4. 담양 국수거리

 

전라남도 담양에 가면 영산강을 따라 국숫집들이 늘어서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50여 년 전부터 하나 둘 생겨나기 시작한 것이 지금은 담양의 명물 음식거리로 자리 잡았습니다. 국수거리 시작부터 끝까지 야외 테이블이 마련돼 있어 정겨운 영산강 풍경을 바라보며 저렴한 가격에 푸짐한 양의 국수를 맛볼 수 있습니다.

 

5d078e6e5ed018462c0e687d3c3d55b1_1735701828_285.jpg
 

대표 메뉴는 멸치로 육수를 낸 멸치국수와 새콤달콤한 양념이 입맛을 돋우는 비빔국수입니다. 계절에 따라 상큼한 열무국수를 차갑게 내기도 하며, 곁들이는 메뉴로 약계란 하나를 보태면 더욱 든든한 한 끼를 즐길 수 있습니다.

 

5d078e6e5ed018462c0e687d3c3d55b1_1735701841_9822.jpg
 

담양 국수거리는 사계절 푸른 빛깔을 뽐내는 죽녹원과 계절의 정취를 즐기기 좋은 관방제림 근처에 자리해 함께 둘러보기 좋습니다.

 

5. 목포 근대역사관 (1·2)

 

목포 근대역사관 1관은 목포 개항 이후 일본의 영사업무를 위해 19001월에 착공하여 12월에 완공된 건물입니다. 이후에 영사관, 목포이사청, 목포부청사 등으로 활용되었다가 해방 후 목포시청, 목포시립도서관, 목포문화원으로 활용되다가 현재는 목포 근대역사관 1관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5d078e6e5ed018462c0e687d3c3d55b1_1735701870_0687.jpg
 

목포 근대역사관 2관은 일제가 한국의 경제를 독점하기 위해 1908년에 설립한 동양척식주식회사가 사용하던 건물이었습니다. 일제 식민지 지배의 상징적인 장소이기도 한 건물은 광복 이후인 1946년부터 1989년까지는 조선해양경비대, 목포해역방어 사령부 헌병대가 사용하였습니다.

1999년 일제식민지 시대의 상징적인 건물이라는 이유로 철거위기를 맞았으나 많은 시민들의 노력으로 보존되었고, 2006년 목포근대역사관 2관으로 문을 열게 되었습니다.

 

5d078e6e5ed018462c0e687d3c3d55b1_1735701899_9554.jpg
 

아쉬웠던 점은 바로 전날 방문했던 군산의 박물관들에 비해 실제로 볼 수 있는 물품이 거의 없고 글로 된 설명이 전부여서 실제로 역사적 의미를 체감하기에는 부족하다는 것이었습니다. 글을 좋아하는 사람이 아니면 쉽게 지루함을 느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6. 목포 양동교회

 

1911년 준공된 목포양동교회 예배당은 전형적인 서양식 조적조 건물로서 1982년 한차례의 증축과정을 거쳐 계속 사용 중입니다. 예배당 왼쪽 출입구 위에는 大韓隆熙四年(대한융희4)”이라는 글씨가 선명하게 남아 있습니다. 그리고 건물 옆에는 선교107년 기념비순교자 박연세 기념비가 세워져 있습니다.

 

5d078e6e5ed018462c0e687d3c3d55b1_1735701942_4774.jpg
 

19193 · 1만세운동 때 이경필 목사를 비롯한 교인들이 같은 선교 구내의 영흥학교 · 정명여학교 학생들과 함께 시위를 준비했고, 321일 일어난 목포만세운동은 이들이 주도했습니다. 당시 시위에 참가한 200여 명은 대부분 체포되어 조사를 받았고, 교인 서상술과 박상봉은 일제가 휘두른 칼과 고문 후유증으로 사망하였습니다.

 

5d078e6e5ed018462c0e687d3c3d55b1_1735701957_9007.jpg
 

이 교회의 담임 목사였던 박연세는 일제의 신사참배정책에 항거하다 투옥되어 1944년 대구형무소에서 순국하였습니다. 박 목사는 1977년 독립유공자로 추서되었고, 그의 유해는 1988년 대전 국립묘지에 안장되었습니다.

 

5d078e6e5ed018462c0e687d3c3d55b1_1735701986_5286.jpg
 

7. 산정동 성당

 

광주대교구 최초의 성당으로, 189758일 전라북도 김제의 수류(水流)성당에서 분리 설립되었습니다. 처음 이름은 목포성당이었으나 1951년 경동(京洞)성당을 분리함과 동시에 산정동성당으로 개칭되었습니다.

1953년 한국 천주교 최초로 레지오 마리애 운동을 도입하기도 한 산정동 성당은 한국 천주교의 성지로 알려져 있습니다.


f997799375c10b882c54bbfed86f9c06_1735702054_2514.jpg
 

레지오 마리애 운동의 창설자인 프랭크 더프는 봉헌생활을 통해서 하느님을 온전히 섬기는 것, 예수 그리스도의 모범을 본받아 겸손을 실천하고자 하는 레지오 신심을 강조하였습니다. 그렇지만 현재 한국의 레지오 마리애 운동은 처음의 취지에서 많이 벗어나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다시금 처음으로 돌아가서 물질 만능주의와 개인주의, 이기주의의 풍토에서 벗어나고 친목이 중심이 아닌, 선교와 기도를 중심으로 활동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신종수 작가

f997799375c10b882c54bbfed86f9c06_1735702084_5032.jpg
 


많이 본 뉴스